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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키나발루 가야 스트리트의 맛집부터 야생 동물이 숨 쉬는 클리아스 강,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인생 최고의 선셋까지.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 없었던, 잊지 못할 하루의 기록.
여행지에서의 아침은 늘 설렘과 허기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코타키나발루의 활기찬 거리, 가야 스트리트를 걷다가 유독 깔끔하고 세련된 곳이 눈에 띄어 망설임 없이 들어갔어요. 메뉴를 고르고 한참 수다를 떨다 보니 꽤 든든한 아침 식사가 차려졌죠. 나시르막부터 달콤한 테타릭까지, 현지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둘이서 배불리 먹고 75.5링깃, 우리 돈으로 2만 원이 채 안 되는 가격이라니. 기분 좋은 시작이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둘러본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감각적이었어요. 짙은 우드 톤과 모던한 가구, 기하학적인 타일 바닥의 조화가 인상 깊었죠.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지 아침부터 사람들이 꽤 많더라고요. 코타키나발루에서 쾌적하고 맛있는 로컬 브런치를 찾는다면 이곳, 코피 핑 카페가 정답일 것 같아요.
메뉴판만 봐도 이곳이 ‘찐’ 맛집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군침 도는 사진과 함께 코피티암의 인기 메뉴들이 가득했거든요. 이미 배는 불렀지만, 달콤한 카야 토스트의 유혹을 뿌리치느라 정말 힘들었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와 가야 스트리트를 조금 더 걸었어요. 하얗고 고풍스러운 건물이 눈에 들어왔는데, 바로 사바 관광청이었어요. 100년이 넘은 건물이라는데, 그 자체로 멋진 랜드마크더라고요. 여행 정보를 얻으러 잠시 들렀다가 건물에 반해 한참을 서성였네요.
오후 일정을 소화하기 전,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신기한 과일을 만났어요. 이름은 ‘타랍’. 겉은 조금 험상궂게 생겼지만 속은 뽀얀 우윳빛 과육으로 가득 차 있었죠. 두리안과 비슷하면서도 훨씬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랄까요? 보르네오 섬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맹그로브 숲 리버 크루즈를 위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웨스턴 지역으로 향했어요. 선착장에 도착하니 시간이 멈춘 듯 고즈넉한 풍경이 우리를 반겨주더라고요. 초콜릿 빛 강물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렸어요.
안전이 최우선이니 구명조끼부터 챙겨 입었어요. 조금은 낯선 카모플라쥬 무늬였지만, 정글 탐험 분위기가 물씬 나서 나름 마음에 들더라고요. 우리 말고도 많은 여행자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투어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보트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이드님이 나지막이 한곳을 가리켰어요. 맹그로브 나무뿌리 사이에 거대한 물왕도마뱀이 숨어 있더라고요. 완벽한 위장술 때문에 하마터면 못 보고 지나칠 뻔했어요. 악어라고 해도 믿을 만큼 거대한 크기에 잠시 숨을 죽였답니다.
강을 따라 더 깊숙이 들어가자 우리와 같은 투어 보트들이 곳곳에 보였어요. 서로 손을 흔들어주며 짧은 인사를 나누는 것도 여행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죠. 빽빽한 맹그로브 숲이 만들어내는 초록빛 터널을 지나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어요.
얼마쯤 갔을까, 이번엔 나무 위에서 부산스러운 움직임이 포착됐어요. 바로 야생 원숭이 가족이었어요. 옹기종기 모여 서로 털을 골라주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우리가 구경하는 건지, 저들이 우리를 구경하는 건지 모를 아이 콘택트의 순간이었어요.
그중 한 녀석은 마치 철학자처럼 홀로 나뭇가지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고 있더라고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궁금해하며 한참 동안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어요. 평화로운 숲의 일상을 엿본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동물 친구들과의 만남이 끝나갈 무렵, 하늘이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어요.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선셋 포인트로 이동했죠. 부둣가에 내려 잠시 해가 지기를 기다리는데,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빛이 바다를 온통 금빛으로 만들고 있었어요.
광활한 해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일몰을 즐기고 있었어요. 젖은 모래사장에 비친 반영 덕분에 마치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된 듯한,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어요.
다시 보트에 올라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으로 나아갔어요. 맹그로브 숲을 배경으로 지는 노을이라니. 낮에 봤던 풍경과는 또 다른 낭만적인 분위기에 넋을 잃고 말았어요.
어디서 찍어도 인생 사진이 나오는 마법 같은 시간이었어요. 구조물을 프레임 삼아 팔을 활짝 벌려보니, 이 아름다운 노을이 전부 내 것이 된 것만 같은 벅찬 기분이 들었어요.
해변가에 마련된 하트 모양 조형물은 최고의 포토존이었어요. 하트 프레임 너머로 보이는 황금빛 바다는 이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죠.
해가 구름 뒤로 완전히 모습을 감추기 직전, 하늘은 한 폭의 거대한 수채화가 되었어요. 보정 하나 없이도 이렇게 드라마틱한 색감을 보여주다니, 대자연의 위대함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더라고요.
오늘 하루의 피로가 파도 소리와 함께 전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어요. 코타키나발루의 하늘이 타오르는 듯한 이 황금빛 마법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요. 고요한 해변에서 마주한 인생 일몰 덕분에, 이번 여행은 정말 완벽하게 마무리된 것 같아요.
A. 이동 시간을 포함해 보통 반나절 코스로 진행돼요. 오후 2-3시쯤 출발해서 선셋과 반딧불 투어까지 마치고 돌아오면 저녁 9시 정도가 됩니다.
A.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라 100% 보장할 수는 없지만, 경험 많은 가이드님들이 동물들이 자주 출몰하는 포인트를 잘 알고 있어 높은 확률로 만날 수 있어요. 특히 원숭이는 거의 항상 볼 수 있답니다.